남구청‧장애인복지관 등 협업, 보금자리 제공
50년 경과한 흙집 허물고 조립식 주택 신축
남편과의 사별 애잔, 전국서 4,000여명 후원
엄마와 아들, 딸 모두가 발달 장애인인 한부모 가정 식구들이 50년이 경과한 노후 흙집에서의 힘겨웠던 삶을 정리하고, 전국 각지의 후원자 4,000여명이 준비한 행복주택에서 새 희망 쌓기에 나선다.
18일 광주 남구(구청장 김병내)에 따르면 대촌동 외딴 곳의 낡은 흙집에서 생활하던 장애인 A씨와 B씨, C씨 가족은 최근 새 보금자리로 조립식 주택을 선물 받았다.
이들 가족이 머물던 집은 흙으로 지어진 노후 주택인데다, 지난해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심각한 균열과 파손 등이 발생해 주거생활에 위협을 받는 상태였다.
특히 벽이 무너져 내려 주방에 큰 구멍이 생겼고, 이 구멍으로 길짐승이 드나드는가 하면 녹이 슨 싱크대와 곰팡이 등 주방 환경도 매우 열악해 온전한 식사마저 불가능했다.
또 집 천장과 바닥이 내려앉으면서 붕괴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A씨 가족은 주택 붕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고, 이곳을 떠날 생각도 없었다.
A씨가 남편과 함께 이곳에서 보냈던 추억을 가슴 깊이 묻어두고 있었고, 사별 후 마을 인근에 마련된 남편의 묘소를 매일같이 찾아다니며 보살피는 게 삶의 유일한 즐거움이었기 때문이다.
사연을 접한 대촌동 행정복지센터와 구청은 10여년 전부터 A씨 가족을 끈질기게 설득했으나 진척은 없었고, 지난해 6월 재차 설득하는 과정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구청과 남구 장애인 종합복지관, 엠마우스 복지관은 협업을 통해 이들 가족의 이주대책을 마련했고, 낡은 흙집이 있던 자리에 조립식 주택을 새롭게 지어 이들 가족에게 제공했다.
조립식 주택을 짓기까지 구청에서는 석면 슬레이트 폐기물 철거 등 행정 및 사례관리 지원에 나섰고, 남구 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는 발달 장애인 지원주택사업을 통한 임시 거주지 및 임대료 지원, 해피빈 모금함을 개설해 전국 각지에서 도움을 준 4,000여명의 후원자로부터 성금 995만원을 모으는 결실을 맺었다.
또 엠마우스 복지관에서는 A씨 가족의 금전 관리를 도맡아 지원했으며, 아들 B씨는 복지관 도움으로 취업에 성공해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다.
김병내 구청장은 “엄마와 아들, 딸이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통해 더욱 더 행복한 복지 남구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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